해외 우회꼼수로 DTC 규제 무력화..국내선 금지된 질병유전체 검사도

입력 : 2019-04-14 00:00:00



소비자직접의뢰 유전체검사 업체들이 살길을 찾아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는 한편 해외 자회사·연구소를 활용해 DTC 서비스를 확대하는 꼼수로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규제샌드박스, 인증제 시범사업 추진에도 불구하고 현재 12개로 제한돼 있는 서비스 확대가 이뤄지려면 앞으로도 최소 1~2년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국내에서 허용된 혈당, 혈압, 탈모 등 12개 웰니스 분야 외에도 질병 검사까지 진행할 수 있어 사업 기회가 그만큼 더 많다.

메디젠휴먼케어가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에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항목 제한 없이 폭넓은 DTC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DTC는 소비자가 병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유전체 업체에 의뢰해 유전체 분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는 "국내는 DTC 분야가 12개로 막혀 있지만 우리보다 기술이 부족한 대다수 외국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기술만 있다면 밖에 나가 사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DTC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암과 질병 등 국내에서는 유전체 검사가 금지된 질병에 대해서까지 DTC 검사를 해준다며 인터넷을 통해 대상자를 모집하는 것이다. 현행 법규상 DTC 유전자 검사는 웰니스 분야 12개만 할 수 있지만 일부 업체는 인터넷 블로그에 '8대 암과 12개 주요 질환을 집에서 유전자 검사하기' '국가가 지정한 10대 암, 11대 성인병을 유전자 검사로 찾는다'는 등의 광고를 올리고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한 DTC 검사업체 블로그는 알츠하이머, 뇌경색, 뇌출혈, 골다공증, 심근경색, 류머티즘관절염 등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1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받아 볼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국내에서 DTC를 통해 질병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은 불법인 만큼 이들은 공통적으로 해외에 설립한 법인이나 연구소를 통해 검사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해진 12개 항목을 넘어 검사하는 게 불법이지만 해외 법인에 검사키트를 보낸 뒤 결과를 받아보는 것은 가능하다.


DTC로 주요 질병을 예측해준다는 한 블로거는 "생명보험에 가입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20종의 암·질병 검사를 9만9000원에 해준다"며 "일본 현지 법인에 검사키트를 보내면 7~10일 후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DTC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DTC 규제가 없는 미국에 지사를 두고 10대 암과 11대 질병을 검사해준다"며 "병원에서 하면 약 300만원이 들지만 우리는 53만원에 20일이면 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질병에 대한 DTC 검사를 할 만한 충분한 설비와 기술력을 갖췄는지다. 암과 질병 가능성을 DTC로 예측해내는 기술력에 대한 검증은 사실상 없는 상태다. 검사 결과 암 발생 가능성이 30%라고 하면 그것이 어떤 근거에서, 얼마나 정확히 예측한 것인지 보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해외 법인에서 DTC 검사를 시행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에서 검사를 실시하고 외국에서 한 것처럼 둔갑시킬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출장길에 명함에 적힌 국내 한 DTC 업체 현지 법인을 찾아갔는데 검사장비 등 시설이 형편없었다"며 "저런 규모로 어떻게 해외에서 DTC 검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해외 법인을 통한 DTC 검사가 제대로 된 시설에서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따져볼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 법인이 국내 본사 자회사인지, 단순 위탁 관계인지, 합작회사인지 등 법적 요건을 따져 위법 사유가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의심이 가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현장 점검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DTC 검사가 수년째 12개 항목으로 제한돼 국내에서 사업하기가 힘들다 보니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며 "정부가 DTC 규제를 옥죌수록 불법적인 꼼수도 늘어날 것인 만큼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DTC 항목을 확대하기 위한 인증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참가 희망 업체에 57개 항목에 대한 시범운용을 맡긴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예비인증 부여, 향후 고시 개정 등을 통해 확대할 유전체 분석 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다. 유전체기업협의회는 시범사업 불참을 선언했지만 지난 10일 시작된 참가 신청 기간에 정부 측이 연내 고시 개정 등 확대 의사를 밝히자 보이콧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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