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마음, 그래도 캐나다니까

입력 : 2019-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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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어느 작은 마을에 짐을 푼 지 2주일이 되어간다. 아이들은 더듬더듬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고, 우리는 내내 마트를 찾아다니며 냉장고를 채우기 시작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지 싶다. 
 
마늘 한 쪽 없는 텅빈 냉장고를 과일, 채소, 고기, 냉동식품, 식빵, 우유, 케첩 등으로 차곡차곡 하나씩 채워가기 위해서는 매일 들르는 마트로도 부족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생활비, 정착에 들어가는 예상치 못했던 각종 비용들. 부족하게 어렵게 살아보겠다고 선택한 일임에도 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을 할 때면 쪼그라드는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남한에서 왔다니, 놀라는 이웃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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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국기, 태극기만큼이나 참 예쁘다
ⓒ 언스플래시

 

친척도 친구도 하나 없는 낯선 땅에 정착하기란 결코 호락한 일이 아니다. 급하게 얻은 집은 예상보다 더 어둡고 습한 반지하방이었고, 친절하다던 주인 아줌마는 여지껏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 도대체 쓰레기 분리수거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직도 방법을 못 찾고 마냥 쌓아두고만 있다.

옆집에는 날마다 정원을 가꾸느라 하루 종일 바쁜 인도 할아버지가 살고 계신데, 그는 정말 바빠서 우리의 작은 질문에도 도통 건성이다. 늘 'How are you'를 외치지만 실상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다는 걸 이제야 눈치챘다. 아, 한 가지 굉장히 관심을 보인 일은 우리가 남한에서 왔는지 북한에서 왔는지였다.


남한에서 왔다니까 예상 밖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정말이냐고 물어보는데 도대체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고는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한국에서도 쇼핑이라면 마트라면 질색하던 아이들이다. 여기서 원치 않게 계속 되는 장보기에 지쳐 이제 마트는 제발 그만 좀 가자며 징징거렸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 아이들만 집에 두고 갈 수 없다는 게 우리도 못내 아쉬웠다. 한국에서는 이래저래 잘 두고 일 보러 다녔는데 차가 그득하도록 매일 붙어다니는게 좋으면서도 싫다. 어쩔 수 없지. 나도 너희들이랑 이렇게까지 붙어다니고 싶은 건 아니라는 말을 속으로 다섯 번쯤 중얼거리며 아닌 척, 즐거운 척 붙어다니고 있다.


애들 학교도 평탄치는 않다.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둘째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아이의 행동을 관찰한 리포트를 교육청에 제출했고, 기다렸다는 듯 등교 3일만에 연락이 왔다. 상담을 하자고 하여 무거운 마음으로 더듬거리며 교육청에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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